[2022년 1월 13일 단상] 네게브에 씨앗을 심다

네게브의 일상은 평범합니다. 특히나 저희가 살고 있는 곳의 일상은 너무나 단조롭습니다.

하루의 시작과 함께 광야를 비춰오는 햇살을 마주합니다. 집안의 모든 창문을 열면 아침 햇살이 집안 구석구석을 비추고 기지개를 펴고 아침 일찍 묵상을 마치고 나면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는 일로 아내는 분주하게 부엌에서 일을 합니다. 저는 그 사이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햇빛은 마주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청소를 준비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로 가고 나면 본격적으로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물걸레질로 한시간 가량을 청소합니다. 그리고 나면 아내와 함께 광야로 산책을 나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걸으면서 묵상을 합니다.

그리고 돌아와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면 각자의 일에 전념합니다. 보통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하고 말씀 묵상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 혹은 각자의 일상의 마무리로 마감을 합니다. 그렇게 일단은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이스라엘에 온지 한달도 채 안되었고 또한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일상들이 제약이 있다보니 적응하는 기간으로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그리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서 일상이 쉽지는 않습니다. 저희의 삶에도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바로 물가의 변화와 환경적 변화로 인해서 재정의 사용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점입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가져온 환율의 차이가 큰 재정적 타격으로 온 것도 사실입니다. 이전보다 사용하는 재정이 약 15%이상 상승하였기에 체감되는 어려움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주님의 손길에 있기에 저희는 필요한 만큼에 대해서 최소한으로 절약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이런 삶에 찾아온 귀한 기회가 있었습니다. 같이 교제하면서 지내던 친구가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습니다. 그 친구에게 유대인 친구가 있습니다. 저희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농장을 하는 친구입니다. 척박한 네게브 땅에 밭을 일구면서 아채를 재배해서 파는 친구입니다. 이 유대인 친구가 저희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사실 저희 친구(이하 “K”라고 하겠습니다)는 남아프리카 출신으로 유대인 남편을 둔 크리스천입니다. 오래전에 이스라엘에 와서 살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복음적인 삶을 사는 친구입니다. K는 언제나 기회가 되면 유대인들에게 자신의 믿음을 나누면서 그들에게 예슈아(예수)를 소개하곤 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생긴 이 유대인 친구는 오랫동안 관계를 해왔고 몇년전부터 농사를 짓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올해 이스라엘은 농경 안식년입니다. 전 국토의 대부분을 안식년으로 농사를 짓지 않습니다. 땅을 쉬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대인 친구는 K가 농사를 대신 지으면 괜찮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아직 농사를 한지 4년도 채 안되었기에 아직은 더 농사를 할 수 있고 해야만 하지만 나라 전체가 농사를 쉬게 했기 때문에 자신은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방인이기에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더러 대신 씨를 뿌리고 작물을 재배해 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저희는 이런 귀한 기회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아침 일찍 준비하여 그들의 농장에 도착하여 흙을 만지면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씨를 뿌리는 일들을 도왔습니다. 척박한 네게브 땅에 채소를 키우고 작물을 재배한다는 것이 놀라고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척박한 마른 땅이지만 농사꾼이 물을 대고 땅을 경작하니 소산이 넘쳐나는 놀라운 곳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흙내음이 너무 좋았습니다. 건강한 오르가닉 채소들이 너무나 싱싱했습니다. 농장주인인 유대인 친구는 나와서 저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가르쳐주었고 저희는 흙에 씨앗을 심는 귀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아마도 몇일이 안되어서 저희가 뿌린 씨는 싹을 티우고 자라서 건강한 작물로 자랄 것입니다. 농장주인 친구는 저희에게 맛있는 채소를 한아름 선물하고 다음번에도 와서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저희는 흔쾌하게 그 기쁨을 누리겠다고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흙을 만지는 기쁨과 네게브 땅에 씨를 뿌리는 은혜를 누림에 감사하고 다음번에 잘 자란 작물을 기대하는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K는 유대인 친구들이 우리와 같은 이방인들을 통하여 예슈아를 듣게 되고 나누게 되면서 점점 믿음을 갖게 되어간다고 하였습니다. 비록 우리가 하는 행함들이 작기는 하지만 이런 관계 속에서 더욱 하나님이 그들의 맘을 열고 함께 주님을 찬미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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